지은이 :백정기 | 페이지수 : 128쪽 | 책크기 : 123*200mm | ISBN : 978-89-7071-784-5 | 발행일 : 2025년 12월 02일 | 출판사 : 도서출판 대장간

침묵. 숨기고 싶은 마음과 마주 앉는다는 것
우리는 누구나 자신 안의 어떤 부분을 숨기며 살아간다. 두려움, 절망, 고통, 수치, 나약함, 책임지지 못한 삶의 흔적들. 그것들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기에 우리는 때로 과장하거나, 사납게 굴거나, 스스로를 얼어붙게 만든다. 그러나 그럴수록 삶은 더 멀어지고, 우리는 더욱 진실에서 멀어진다.
『침묵』은 바로 그 “숨기고 싶은 나”를 다루는 이야기다. 작가는 자신이 빚진 자라 고백한다. 누군가에게 글을 쓰겠다 약속하고, 그 약속이 빚이 되어 15년 동안 삶 곳곳에서 우연히 건져 올린 조각들을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은 꾸며진 서사보다 삶이 먼저 지나가 버린 자리에서 주워온 진실의 파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아, 엘리엇, 알렉스, 요셉, 마리아… 각 인물의 이야기는 크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울림이 번진다. 사고로 아들을 잃은 가족, 신앙과 현실의 균열, 말할 수 없어 더 외로운 진실, 기도해도 응답이 없어 무너져가는 마음, 그리고 “어쩔 수 없음” 속에서도 삶은 우리에게 책임을 다하고 있었다는 깨달음.
이 책은 상처를 고발하지 않는다. 대신, 숨기고 싶은 순간에 사람은 어떻게 진실해질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호의를 베푸는 공동체, 환대를 베풀어 서로의 상처를 희석하는 관계 속에서만 우리는 비로소 미소 지을 수 있다고.
신앙이든 삶이든, 누구에게나 말할 수 없는 침묵의 시간이 있다. 『침묵』은 그 시간 속에 손을 얹고, 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법을, 그리고 “어쩔 수 없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진실은 말보다 먼저 아프게 다가오지만, 바로 그 침묵의 순간에서 우리가 조금 더 삶의 경건함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작가의 글
1
첫 번째 가출
두 번째 가출
마리아의 편지
유다의 편지
유다의 편지
요셉의 편지
마리아의 편지

백 정 기
한남대학교 졸업(1990년)
그림책 공저 《하늘이와 벤자민》(2013)
예루살렘 당나귀》(2015)
현, 전주 서학동 마을 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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