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프레데릭 호뇽 | 옮긴이 : 임형권 | 페이지수 : 435쪽 | 책크기 : 223*152mm (A5신) | ISBN : 978-89-7071-205-5 | 발행일 : 2011년 3월 2일 | 출판사 : 도서출판 대장간
문화적 유행 너머에 있는 소망을 품은 사람
“엘륄보다 더 통찰력 있는 사람은 없다!”
현실과 투쟁하면서도 철저하게 대화했던 이 시대 마지막 예언자 이야기자끄 엘륄은(1912-1994) 상당한 분량의 책을 저술했음에도(58권의 단행본과, 1,000편이 넘는 논문) 평생 그늘 속에 가려진 인물이었다. 영광의 30년 동안에 사물이나 인간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기술적 근대성에 대한 비판자로서 "모든 것은 정치적이다"라는 사고가 지배적일 때 세속적 유토피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했고, 마르크스주의가 "지배 이데올로기"로 공인되었을 때 그것과 철저한 대화를 시도했으며, 모두가 종교의 종말을 이야기할 때 엘륄은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면서 지적·문화적 유행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죽은 지 10년이 더 지난 지금, 우리는 그가 다른 이들에 앞서 옳은 주장을 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사상을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 절판된 그의 책들이 다시 편집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틀리지 않았다는 징표다. 기술 사회에 대한 그의 비판은 특히 생태주의자들과 반反세계화주의자들뿐 아니라, 미래 세대와 지구의 장래를 염려하는 많은 현대인에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엘륄의 기독교 윤리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윤리 사상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다소 침체된 신학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20세기 개신교 지성인인 자끄 엘륄은 21세기를 위한 사상가로서 새롭게 등장한다. 다시 말해 그는 현대에 사는 우리의 상황과 특별히 지금을 사는 기독교인들의 사명을 더욱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인물이다.
자끄 엘륄의 저술들은 물론 이 책과 같은 자끄 엘륄에 대한 입문서가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사실은 자끄 엘륄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사회학적인 현상이다. 우리는 엘륄의 저술들이 미국에서 어려움 없이 수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국에서는 엘륄의 저술들을 1960년대 중반부터 가르쳤고 대학의 연구 자료가 되었다. 이점은 1971년에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엘륄에 관한 석사학위 논문이 심사되었다는 사실과 비교된다.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집 외에서는….”
프랑스는 엘륄 생전에는 그의 사상을 외부로 내몰거나, 그렇지 않으면 멸시하곤 했지만, 엘륄이 죽은 지 15년이 지난 다음에서야 그를 알아보기 시작한 반면, 브라질, 아르헨티나 그리고 다른 개발 도상국가들과 더불어 한국이 이 사상의 예언자적 명료성, 적절성 그리고 힘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자끄 엘륄이 너무 일찍 옳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배척받았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 있다…. 그는 기술사회가 남긴 후유증들과 생태학적 위험의 상승 그리고 교착 상태에 빠진 세상에 맞서는 기독교 신앙의 결정적인 역할을 무엇보다도 잘 인식했었다.
숨 가쁜 산업화, 경제·재정적 위기 그리고 역시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개신교 때문에 한국은 자끄 엘륄이 제시하는 분석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은 흡수력을 가질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기술의 결정적인 지위, 정치가 대표하는 스펙터클의 환상, 강력한 사회학적 선전의 힘, 모든 진정한 혁명의 불가능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 있는 개인에게 주어진 해방, 기만에 맞서 조직된 작은 집단들의 저항, 여전히 항상 생겨나는 소망과 같이 자끄 엘륄이 문제 삼은 이 다양한 주제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 입증된다.
세계화된 우리 사회가 모든 수단, 모든 에너지,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 자신을 신속하게 파탄 속에 던져 넣을 때(그것도 우리와 함께!), 자끄 엘륄의 저서들을 읽는 것은 신선한 공기, 숙명론과 자포자기에 대한 해독제, 진정 신선하고 해방적인 모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눈을 현실로 돌리고, 현대의 우상들이 우리에게 행사하는 매력에서 벗어나고, 우리의 삶을 우리 손으로 일구어 간다는 조건 아래에서다.
바로 여기에 한국 독자들에게 그의 사상에 이제부터 접근하도록 해준 역자들과 출판사들에 무한한 감사를 표명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그들은 여기서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날의 사람들을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명석하고, 더욱 자유롭고 더욱 결단력 있게 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도 돌아가도록 하고, 자기 자신의 존재에 더 큰 충실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고, 자신의 신념과 삶 사이에 통일성을 새롭게 주는 도전이다. 자끄 엘륄은 간단히 꿋꿋이 살라고 우리에게 권면한다.
- 프레데릭 호뇽
한국어판 발행을 축하하며
서론: 대화적 사상
1부 자끄 엘륄의 사상
서언: 삶과 저술의 역설
A. 사회학적 측면
I. 자끄 엘륄의 기술관
II. 기술사회에서의 정치: 대환상
III. 선전: 일상에서의 통제와 조작
IV. 혁명: 신화의 해체
V. 근대 사회에 있어서 예술: 무의미의 제국
VI. 이미지 앞에 선 언어, 최고의 굴욕
B. 신학적 측면
I. 성서 주석: 문제들의 책
II. 자끄 엘륄의 신앙-의심을 거쳐서
III. 자끄 엘륄의 소망-희망을 넘어서
IV. 자끄 엘륄의 윤리: 기독교 윤리는 존재하는가?
V. 자끄 엘륄의 윤리: 근본적인 자유
VI. 현대 세계에서의 참된 임재와 거짓된 임재-기독교인과 정치
VII. 폭력과 비폭력: 좁은 길
VIII. 이스라엘과 이슬람: 뜻하지 않은 장애물
IX. 예언자적 사상인가?
2부. 엘륄 다시 읽기
A. 사상의 원천들
I. 키에르케고르의 독자 엘륄: 사상의 원천
II. 마르크스의 독자: 사회학 측면의 원천
III. 바르트의 독자: 신학적 측면의 원천
B. 담화자들
I. 의심에서 자유로
II. 주석에서 해석학으로
III. 기술에서 창조로
IV. 문화에서 유토피아로
V. 정치적 권위에서 제도적 규제로
VI. 소망에서 삼위일체로
결론: 불가능한 유산: 어떻게 엘륄주의자가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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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및 저술 목록
프레데릭 호뇽 FREDERIC ROGNON
저자는 자끄 엘륄이 몸 담았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개신교 신학부 종교철학 교수로 '개신교와 공동체의 삶', '폭력과 비폭력', '교회 내에서 분쟁의 조절', '의심의 해석학과 기독교 신앙', '인류학과 선교학의 관계', '종교와 경제' 등 폭넓은 관심을 보이며 지역교회에서도 강의 활동과 분쟁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저술
『원시인들, 우리시대의 사람들』Les primitifs, nos contemporains,
『종교』La religion,『열정』La passion,
『교회 안에서 분쟁의 조절』Gerer les conflits dans l'Eglise,
『자끄 엘륄, 대화의 사상』Jacques Ellul. Une pensee en dialogue
임 형 권
옮긴이는 고려대에서 철학을, 전남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광주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지금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 개신교 신학부에서 최근 신학의 흐름을 연구하고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것이 성경 계시를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는 종교개혁 전통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역서로는 『자끄엘륄-대화의 사상』 (프레데릭 호뇽, 대장간, 2011), 『당신이라면』(존 하워드 요더, 대장간2011)이 있고, 『의심을 거친 신앙』(자끄 엘륄, 대장간), 『해석의 타락 The Fall of Interpretation』(James KA Smith, 대장간)을 번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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